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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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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황사의 건강피해에 대한 근거는?
진료과 호흡기내과 교수 박정웅교수
최근 몇 년 전부터 우리는 봄철의 불청객이라는 용어를 써가며 황사에 대해 익숙해지고 있다. 하지만 황사는 이미 서기 174년 신라 아달라왕 때부터 기상현상으로 그 기록이 남아있는 대기오염원이다.
1960년대 계획경제 논리에 밀려 환경, 공해라는 단어조차 거론하지 못하였던 암울한 시대가 있었다. 당시로서는 생존적 차원에서 경제 개발 우선 정책이 국가 존립의 최우선 정책일 수밖에 없었다는 시대적 상황을 부정하지는 못하지만, 그러한 경제개발에서 동반되어 환경오염 상태에 대한 최소한의 실태마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크나 큰 과오로 여겨지고 있다.

오늘날 봇물처럼 쏟아지는 환경문제는 오히려 그 문제에 대해 둔감해질 정도로 만연되어 있다. 어쨌든 우리는 매년 봄철 황사라는 대기 오염물질과 관련하여 듣게 되는 것이 있다. 호흡기질환 및 눈병예방, 피부관리 등등에 대한 친절한 조언들...

작년 가을 우연히 호흡기학회에서 평소 존경하는 L 교수님과 황사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 기회를 가졌다. 그 교수님과의 대화중에 모 방송국의 황사관련 프로그램제작자에게서 황사의 건강 피해에 대한 언급을 요청 받고 망설이다가 거절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의사들이 즐겨 사용하는 인터넷 논문 검색 엔진으로 황사, 영어로 Asian dust 를 써 넣어 보면 실망스럽게도 서너 개 정도의 논문만이 검색된다. 그것도 주로 황사의 기상자료나 성분 분석등에 관한 것이며 실제 건강피해를 연구한 논문은 전무한 실정이다. 국내에서 발표되는 국문논문도 형편은 마찬가지이며, 오히려 관련이 적었다는 논문도 있었다. 그 교수님이 방송국 인터뷰를 거절한 이유이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년 많은 대중매체에서 다루고있는 황사의 위해 요소에 대한 근거는 무엇일까? 어느 환경의학자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대기오염의 폐해에 대한 주장은 대부분 통계적 뒷받침이 약한 직관적인 느낌에 불과한 것들이라고 폄하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인 근거 부재를 옹호하지는 않지만 많은 조언자들은 황사에 대한 근거자료도 없이 황사를 막연한 대기오염 물질로 취급하고 기존의 대기오염물질에 대한 연구결과를 고스란히 황사에 대입하여 인용하고 있는 것 같다.

대기오염물질은 일차 오염물질과 자동차배기물질 같은 이차 오염물질로 분류되기도 하는데 실제 토양성분등과 같은 일차 오염물질은 인체에 피해가 심각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흔히 대기 오염물질이라는 것은 미세먼지, 황 화합물질, 질소 화합물질, 오존, 일산화탄소 등을 일컫는 것으로 황사의 경우 중국의 공업지대를 거치면서 일부 이차오염물질의 유입이 우려되고는 있지만 주된 오염물질은 미세먼지라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미세먼지라는 용어도 과학적인 사고로 생각해 보면 상당히 불분명한 존재이다. 미세먼지 안에도 일,이차 오염물질을 포함하여 수많은 물질들이 숨어있으며 지역, 환경, 기상학적 변화에 따라 성질이 달라 질 수 있는 물질인 것이다. 논란은 있지만 현재까지 많은 국내외의 연구 결과에서 각기 다른 조건의 미세먼지가 호흡기질환의 악화 및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기전은 밝히지 못하고 있으며 몇몇 추정되는 가설만 있을 뿐이다.

그럼 과연 황사에 의한 미세먼지는 인체, 특히 호흡기관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인가? 저자를 포함한 가천의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의료진은 황사가 몹시 심했던 2002년 봄철 평소 기관지천식으로 길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계시는 환자분 중 70여명의 도움으로 그 실체를 알아 볼 수 있었다. 연구에 참여하기로 동의한 대상자에게 폐기능을 측정 할 수 있는 기구를 주고, 황사의 발생이 심한 기간을 포함하여 3개월간 아침 저녁으로 폐기능을 측정하도록 하였다. 또한 기침, 호흡곤란, 야간 수면방해 등 증상을 기록할 수 있는 일기장을 주고 매일 기록하도록 하였다. 연구 기간이 종료된 후 같은 기간동안에 측정된 대기 오염 오염물질과 기록된 폐기능 및 호흡기증상의 관계를 알아보았다.
연구 결과 황사 중에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천식환자의 폐기능을 악화시키며, 야간 수면을 방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외에 황 화합물질, 질소 화합물질, 오존 등은 황사기간 중에 특별히 증가 되지는 않았으며 영향을 미치고 있지도 않았다. 비록 정상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연구는 아니지만 최소한 기관지 과민증을 갖고 있는 환자 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흥미로운 것은 천식의 중등도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경증의 천식환자에서 오히려 중등도가 심한 환자에서 보다 의미있게 폐기능이 감소하며, 증상이 악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가지 고려사항을 다시 검토해 본 결과 평소 호흡기 증상이 심했던 중증의 천식 환자는 야외 활동 시간이 경증의 환자 보다 현저히 적은 것으로 밝혀졌으며, 황사가 발생되면 스스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고, 기상예보에 민감하게 반응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황사에 대처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바로 황사에 노출을 줄이는 것이라 게 이번 연구로 증명된 셈이다.

다시 황사의 계절이 찾아 왔다. 평소 정기적인 방문을 하시던 환자들이 숨이 차며 목이 따갑고, 모래알이 입안에 씹힌다며 병원을 찾아 오고있다. 나는 황사기간 중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라는 근거있는 말을 건넨다. 얼마 전에 논문이 발행되었으며 L 교수님은 한 말씀 더 추가하신다고 한다. 외출시에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시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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